앉자마자 여친있다고 말하는 소개팅남

방탈죄송합니다.

제가 지금 너무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실실 나오고 약간 실성한 상태처럼 되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개팅 여러번 해봤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입니다.

많은 판 분들 앞에서 제 소개팅이 최고로 구렸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일단 저는 24고 소개팅남은 27….

건너건너 소개된거라 주선자도 소개팅남 상태는 잘 몰랐던 상태

평일 저녁에 만나는거라 좀 피곤했지만 혹여 잘 될까 하는 기대감에 나갔는데 완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자리에 앉자마자 인사하는 저에게 자긴 여자친구가 있다고 그러더라고요. 처음엔 뭐 잘못 들었나?? 해서 예?? 하고 있는데 계속 하는 말이 근데 여자친구가 학생이라 자주 못만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X팔 이거 완전 잘못 걸렸구나 싶고 그냥 기분나쁜걸 넘어서 괜히 험한꼴 당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빨리 좋게 말하고 일어나야겠는데… 아니 저런 상황에서 어떻게 좋게 말하고 일어섭니까? ㅋㅋㅋㅋ 무슨 말을 해야 좋게 말하고 일어설 수 있는지 모르겠더라고요.

잠깐 고민하다가 네.. 그러시군요. 그럼 소개팅은 못하시겠네요 하고 일어서려는데 또 저를 잡더라고요. 그리고 하는 말이 자기 여자친구가 지금 악령에 씌였대요. 저는 너무 의외의 단어가 나와서 또 제대로 못알아먹고 네?? 뭐가 써요?? 이러다가 다시 물어보고서야 악령에 씌였다는 말인 줄 알아들음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그 악령이 자기를 거부하게 시키고 있어서 여자친구를 만나기가 힘들어서 슬프다고 ㅋㅋㅋㅋㅋ자기랑 말도 잘 통할거같고 친구를 하자고 그러더라고요.

이걸 참 어디서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하기도 그런데…..

결국 집에 급한 일 있다고 하고 도망쳤네요.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제가 화를 내도 모자랐던 상황인거 같은데 당시에는 사이코 만났구나 싶어 사리고 도망친게 억울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참고로 자기가 여친의 악령을 쫒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소리도 했습니다. 빼박 미친X이였구만요. 뭔… 퇴마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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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와서 받아보니 소개팅남…
번호 저장을 안해놨었기도 했고 설마 저 깽판을 치고 저한테 연락을 다시 할까 싶어 차단할 생각을 못했는데 지가 먼저 당당하게 전화를 했네요.

그리고 하는 말이 제가 자신의 테스트를 통과했다면서, 미친 소리를 해도 꿋꿋하게 참고 평정을 유지하는 제 모습이 멋졌다며 이제 자기랑 사귀어볼 기회를 주겠대요. 저는 여기까지 듣고 혹시 나 꿈인가? 무슨 이런 헛소리를 이렇게 자연스럽고 당당하게 하지? 생각하고 있었음. 제가 대답도 안했는데 자기의 장점을 막 어필하는 소리를 해대는 소개팅남 얘기를 한 30초정도 더 듣다가 두말도 안하고 끊어버렸고요. 바로 차단했네요.

소개팅남의 정체에 대해 궁금해하셨던 분들을 위해 추가글을 씁니다.
그냥 ㅁㅊㄴ…이었던거 같아요…..ㅋㅋㅋ아놔 지금 생각해도 어이가 없네

참고로 주선자는 소개팅날부터 지금까지 카톡도 답변 안하고 전화도 안 받고 있습니다. 대학교 동기인데 황당하네요.

(+ 추가내용)

주선자랑 통화가 너무 안되서 대학 동기들한테 주선자가 하루넘게 연락 안된다고 혹시 연락 되는 애 없냐고 카톡 돌렸더니 “통화는 모르겠고 걔 어제부터 트위터 계속하던데” 라고 해서 트위터 가봤어요. 글을 30분 간격으로 올리고 있더라고요 ㅋㅋ 뭐 먹었다느니 날씨가 어떻다드니… 전 계정이 없어가지고 동기 중 한 명 계정으로 로그인해서 걔 제일 최근 글에다가 ‘나 아무개인데 왜 전화 안받니?’ 라고 하니까 갑자기 트위터 새글 올라오는게 끊겼어요 ㅋㅋ 이자식 언제 어떻게 잡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연락 닿으면 일이 어떻게 된 건지 반드시 알아내서 새글 올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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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다가 글쓴거 잊고 지냈다가 오랜만에 들어와서 당시에 빡쳐서 글썼던 게 기억나서 후기 남겨요.

소개팅 사건(?) 있고 한달쯤 뒤에 결국 사과 받았어요.

댓글에 주선자랑 소개팅남이랑 짜고 장난친거 아니냐는 분들이 많았는데 결론은 그런건 아니었고요… 소개팅남은 저한테 직접 찾아와서 사과했는데 지금까지 한번도 연애를 못해봐서 소개팅 상대한테 강한 인상을 남기고 싶었대요;;; 좀 재밌을거 같아서 그랬다고…….. 사실 좀 재밌지 않았냐고…. 저는 그냥 재미없다고 다신 다른 사람 그렇게 놀리지 말라고 했고요. 주선자는 소개팅남이 그렇게까지 싸이코짓을 할줄 몰라서 저한테 할말도 없고 당황스러워서 잠수탔다고 따로 사과했어요. 결국 사과로 마무리…

저는 이제 소개팅은 한동안 못할거같네요. 정신적 충격이 너무 커서;;;;;;;;;;